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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하기는 저 나무들을 일일이 베어내려면 꽤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겠군요.”
한 그루 한 그루의 둘레는 과장을 조금 섞으면 작은 건물에 비견될만하다.
“지구의 나무들을 생각하면 안 되네.
단단하기가 쇠처럼 단단해서 아이언 우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니까.”
정말로 강철처럼 단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평범한 나무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강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쇠도끼로 베지 못할 것은 없지만, 헌터 열 명 쯤 달라붙어 하루에 한 그루를 베어내면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 거야.”
지구의 흑단목이나 자단목 파워볼실시간 같이 연질의 껍질 안으로는 쇠가 부딪치면 깡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단단한 이 무식한 나무들을 평범한 사람의 힘으로 베어내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아무리 거대하고 튼튼한 나무들로 가득한 숲이라해도 계속되는 폭발에 견딜 수는 없었다.
쓰러진 나무들 중에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도 여럿 보였다.
“도시를 세울 자리를 만들려면 어차피 화기를 사용해서 나무들을 쓰러트려야 한다는 말이로군요.
그렇다면 좀 더 열심히 화력을 사용해야겠군요.”
이번 임무에 투입된 제1 특수 여단에 배정된 30mm화기는 모두 100정이다.
하루에 각 화기가 200번을 발사 할 수 있으니, 모두 20,000발의 고폭탄을 뿌려댈 수 있다는 의미이다.
TNT로 환산하면 대략 5천에서 6천 톤에 달하는 양이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그루의 까마득히 높은 나무들을 큰 수고 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걸세.”
쾅! 쾅!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여기 저기서 간간히 폭발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어쩐지 실시간파워볼
점점 몬스터들의 출현이 잦아지는 기분입니다.”
쾅! 쾅! 쾅!
북서쪽에서 폭발음이 연달아 들려왔다.
“이런. 잦아지는 정도가 아니로군요. 아무래도 들어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령실에서 달려오는 장교의 굳어진 얼굴을 흘깃 보고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거대한 전갈들입니다. 거의 자동차 크기입니다.”
우리를 향해 달려오던 장교가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숫자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만도 수십 마리, 아직 숲에서 빠져 나오지 않은 녀석들이 얼마나 더 되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연락 장교는 보고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해당 방위를 맡고 있는 대대의 연락관과 메시지 마법으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었다.

“지금까지 모두 삼십 여섯 마리 잡았습니다. 아직은 3대대 만으로 충분히 처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행이 사령부에서 따로 지시를 내려야 할 일은 없었다.
북쪽의 방어를 맡은 3대대와 서쪽을 맡은 4대대 중 3대대 1개 중대 만으로도 거미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걸로 다가 아닌 것 같군요.”
거미 사냥은 삼십 분 만에 모두 끝이 났다.
하지만 그건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동남 쪽에 칼리코데어스 파워볼사이트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거미들의 습격이 끝나고 십 분도 되지 않아 또다른 몬스터 한 무리가 우리의 베이스를 노리고 몰려왔다.
“레서 트롤입니다. 북쪽입니다.”
몬스터들은 마치 연합이라도 한 것 처럼 쉴 새 없이 몰아쳤다.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기의 폭발음이 더 많은 몬스터를 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울리는 폭발음은 이제 숲 저 멀리 수십 킬로미터 밖까지 울려퍼졌고, 난생 처음 듣는 소리에 몬스터들은 적개심을 감추지 않고 몰려들고 있었다.
“다들 걱정은 하지 말고, 하지만 긴장은 풀지 말고 싸우도록 격려하게.”
사령관은 각 대대장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각 대대에서 둥글게 쌓아놓은 진지의 한가운데에는 특수전 사령부 대원들이 타고 다니는 전술 차량 이상의 방어력을 가진 튼튼한 사령부가 있었고, 사령부의 내부에는 안전한 곳으로 퇴각할 수 있는 게이트를 열어 놓았다.
만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몬스터가 나타난다면, 특수전 사령부는 모두 안전하게 게이트를 통해 퇴각할 수 있을 것이다.

쾅! 쾅! 쾅! 쾅! 쾅! 쾅!
폭발음이 하루 종일 파워볼게임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하지만 전술 차량으로 만들어 놓은 방어막을 뚫고 진지 안으로 들어오는 몬스터는 한 마리도 없었다.
제법 대단한 몬스터들이 몰려오기는 했지만, 초속 1500미터로 날아가는 텅스텐 탄자를 막아낼 정도로 단단한 갑주를 가진 놈은 한 마리도 없었다.
몬스터의 습격은 그날 늦게까지 계속 됐다.
“적어도 삼천 마리 이상은 잡은 것 같습니다.”
전날까지는 대원들이 잡은 몬스터는 거의 대부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날은 워낙 많은 수의 몬스터들이 쉴 틈도 주지 않고 몰려와 정확한 수를 확인할 도리가 없었다.
특수전 사령부의 대원들은 밤에도 그리 편한 휴식을 취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
수십 미터, 간간히 백 미터를 훌쩍 넘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는 숲은 밤이 되자 달 빛도 들지 않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깜깜해졌고, 그런 어둠 속에 움직이는 몬스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대수림의 몬스터 중에는 굳이 그런 어둠 속에서만 움직이는 야행성의 몬스터들도 있었고, 놈들은 대원들이 이제는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부터 습격을 시작해왔다.
다행이 특전사의 모든 대원은 작은 촛불 하
나 없는 어둠 속에서도 먼 곳 까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내다볼 수 있는 나이트 비젼 마법이 내장된 장비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의 진지는 밝은 엔트리파워볼 곳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있고, 적들은 완벽한 암흑 속에서 튀어나왔지만, 특전사 대원들은 대낮과 다름 없이 침착하게 한 놈 한 놈 쏘아 터트리고 있었다.
문제는 어둠이 아니라 피로감이다.
비록 리스토어 스테미너 마법이 인첸트된 아티팩트로 육체의 피로는 덜 수 있었지만,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상황이 대원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뚫렸습니다.”
하지만 그 괴물을 잡아내지 못한 것은 그런 피로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여섯 군대에서 빗발처럼 쏟아지는 흉탄들을 뚫고 그 녀석은 숲에서 전술 차량까지의 오백 미터를 너무나도 가볍게 달려왔다.
쿵! 쿵! 쿵!
놈은 가장 가까운 전술 차량의 위로 올라가 거대한 앞 발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전술 차량의 대원들이 곧바로 천장에 뚫린 총구에 총을 내놓고 괴물을 향해 사격을 하려 했다.
하지만 놈은 귀신처럼 자신을 향하는 총구를 알아차리고 다가가서는 거세게 밟아버렸다.
“사고입니다. 3팀의 대원이 발사하던 총의 총렬이 휘어지면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무기였을 터인데, 놈은 그 막대기가 자신에게 겨누어지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곧 3팀의 전술 차량 양 옆에서 3팀 차량 위에 올라선 거대한 늑대를 겨누고 사격을 해 보았지만, 늑대는 날렵하게 몸을 피해버렸다.
“천장의 총구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3팀 팀장이 하차해서 상대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3팀은 물론이고 다른 팀 모두에게 전해. 저 녀석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절대로 하차하지 말도록. 위험한 놈이다.”
배즈맛 대수림의 학살자, 로보는 꽤 유명한 몬스터이다.
지금까지 적어도 백 단위 이상의 인간이 저 늑대를 닮은 괴물의 주둥이와 앞 발에 희생되었다.
이 대수림에 발을 내딛는 이들은 하나 같이 적지 않은 경력을 쌓아온 헌터들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저 그레이트 울프가 잡아먹은 인간들이라는 것이 모두 베테랑 헌터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마스트리흐트에서는 로보라는 이름의 이 몬스터의 목에 무려 일만 골드를 걸어두었다.
베테랑 헌터라해도 놈만 잡아가면 평생을 편하게 살 수 있는 큰 금액이다.
쿵! 쾅! 쿵! 쿵!
로보는 날아오는 총탄을 피해가며 3팀, 2팀, 4팀의 전술 차량 위를 오가며 바닥을 내려치고 있었다.
드래곤의 피가 섞인 두께 십 센티미터의 트윕 강으로 만든 전술 차량의 장갑이 몬스터의 발길질에 조금씩 우그러지고 있었다.
무려 5클래스의 익스플로젼 마법으로도 뚫을 수 없는 튼튼한 초 강도 합금이 단순무식한 발길질에 망가져가는 것이다.
난 내 옆에서 한 발 자국 곁에 붙어 있는 여인을 돌아보았다.
그녀와 내 눈이 얽혔고, 그녀는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
“2팀 준비.”
유미가 대기중이던 2팀의 팀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2팀은 그녀가 데려온 10개의 팀 중에서 네 번째로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장 강한 두 팀은 나를 호위하고 있는 팀이다.
2팀장이 사령실 옆의 가디언들이 대기하고 있는 별실로 들어갔다. 10초 만에 여덟 명의 가디언들이 완전 무장을 하고 별실에서 뛰어나왔다.
“저 강아지를 처리하도록.”
유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2팀의 여전사들이 사령실을 뛰쳐나갔다.
“2팀, 3팀, 4팀 모두 저 늑대 괴물에 대한 사격을 중지하라.”
사령실에서 1대대의 기동 차량에 탑승한 연락병에게 지시를 내려보냈다.
“저렇게나 차에 달라붙으면 상대하기가 어려워지는 군요.”
3팀의 차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와 있는 내 곁으로 다가온 사령관이 말을 건냈다.
“차에 달라붙는게 문제라기 보다는 저 몬스터가 진짜 괴물이기 때문이지.”
놈은 정말 사람의 눈으로는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3팀의 차량에 있었나 싶더니 갑자기 사라지고 4팀의 차량 위에 올라서 있기도 하고, 어느새 2팀의 차량 천장을 두들기고 있었다.
“흐라랏!”
라이칸슬로프의 심장을 이식한 가디언 2팀의 팀장 이호정은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늑대 괴물이 올라타있는 차량의 위로 뛰어올랐다.
쉬익!
이호정이 휘두른 칼이 늑대가 서있던 자리를 스쳐지나가나 싶었는데, 어느새 늑대는 자신을 습격해온 여인의 뒤로 돌아가 앞발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차 싶은 순간 이호정의 몸은 공중으로 육,칠 미터나 뛰어올라 빙글 재비를 틀더니 늑대의 위에서 아래로 칼을 길게 내밀었다.
하지만 이미 그 순간 늑대는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린 뒤였다.
“도저히 눈으로 따라갈 수 없겠군요.
저 늑대 괴물도 대단하지만, 저 여자들도 만만치 않네요.
제가 알던 몬스터들은 몬스터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김규현은 그들의 대결을 겨우 절반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훌륭한 선택이로군.”
난 라이컨슬로프 만으로 이루어진 2팀을 늑대 괴물 로보의 상대로 선택한 유미를 칭찬했다.
쾅! 가디언이 휘두른 칼이 늑대 대신 전술 차량의 장갑을 후려갈겼다.
“장갑이… 뚫리는 군요. 칼에… 여자가 휘두른…”
김규현 사령관의 옆에 서 있던 장교 한 명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저건 총이나 폭탄 같은 것으로 절대 뚫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술 차량의 장갑이 훌륭하기는 하지만, 드래곤의 피부도 찢어낸다는 블러드 오리칼쿰으로 만든 칼 앞에서는 그저 조금 두꺼운 철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