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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적의 마법사가 만들어낸 서른두 개의 돌풍은 1킬로미터의 폭을 빽빽하게 막아버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돌풍과 돌풍 사이의 틈을 용캐 빠져나가 적의 머리위까지 날아가는 포탄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포탄들은 다시 마법사들이 만들어 내는 쉴드에 막혀 힘을 잃고 튕겨나 버렸다.
“이제 그만 발사 하도록.”
사령관 김규현이 발사 중지를 지시할 때까지, 십여 초 동안 발사된 수천 발의 포탄 중 적군에 근접해 떨어진 것은 겨우 수십 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나마 병사들의 발치에 떨어진 포탄에서도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적의 마법사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폭발을 막아냈기 때문이 아니다.
처음부터 특전사들이 발사한 쇳덩어리 속은 비어있었다.
아니 사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오히려 속이 꽉 차 있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지금 특전사 대원들이 발사하고 있는 포탄들은 지난번 킬키스 남부 방면군을 기습했을 때의 파워볼실시간 그 고폭탄들이 아니라 그냥 묵직한 쇳덩어리일 뿐이다.
물론 한 개에 400그램이나 나가는 묵직한 쇳덩어리가 시속 2000킬로미터의 속도로 머리에 떨어지면 아무리 단단한 갑주를 걸치고 있다해도 머리가 빠게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경 수십 미터를 초토화시키는 그런 끔찍한 종류의 포탄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이렇게 고폭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적들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수분처럼 넘쳐나는 돈을 자랑하는 나이지만, 하루에 겨우 삼천 발을 생산할 수 있는 고폭탄을 막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대로 두면 저 돌풍이 언제까지 갈까요?”
김규현이 물어왔다.

“아마 하루 종일도 가겠지.”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돌풍은 아주 천천히 네메아군을 향해 움직이고 실시간파워볼 있었다.
아마도 킬키스 군의 진격 속도에 맞춰 계속 전진하면서 날아오는 포탄들을 막아낼 생각인 것이다.
저 돌풍을 만들어낸 마법사는 대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에 아주 뛰어난 자가 틀림없다.
틀림없이 크세니야 소브착이라는 자일 것이다.
해레이스가 전해준 것처럼 킬키스 수위를 다투는 대마법사라면 저 서른 두 개의 돌풍을 하루에도 수백 개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쪽에 저 돌풍을 처리해 줄 마법사가 없다면, 특수전 사령부의 막강한 화기도 별 무 소용일 것이다.
돌풍에 휘말려 올라간 포탄들은 돌풍의 꼭데기에서 사방으로 흩어지며 떨어지다가 다시 돌풍에 휘말려 올라간다.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해도 된다고 합니다.”
해레이스의 네메아 제국군과의 연락을 담당한 장교가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메시지가 오고 일 분 뒤 들판을 메우고 있던 돌풍이 하나씩 사라져 갔다.
“스베르덴 후작이 직접 움직였습니다.”
통신 장교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 군에 저렇게 쉽게 적의 마법을 취소시킬 마법사는 필리아트라에서 온 스베르덴 후작 뿐이라는 사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포격 개시.”
돌풍이 사라지기 무섭게 김규현이 다시 발사 명령을 내렸다.
사백 개의 총구에서 다시 무시무시한 포탄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적 마법사의 대응이 조금 늦었다.
특전사가 발포한 포탄이 킬키스 군의 머리 위에 도달하고 난 뒤에야 다시 돌풍이 일어나 추가 타격을 막았다.
“이번에도 적의 쉴드가 탄을 막아버렸습니다.”
정찰병이 돌풍 너머의 상황을 알려왔다.

“역시 쉽지는 않군요.”
“오늘은 아주 긴 하루가 될 거야.”
말하는 순간 벌판 위의 돌풍이 하나씩 파워볼사이트 스러져 갔다.
“빌어먹을 마법사들.”
김규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거대한 자연 현상을 만들어 내고, 없애버리는 마법사들을 저주했다.
특전사는 그 뒤로 간헐적으로 몇 초간 쇳덩어리 포탄을 발사했고, 그럴 때마다 적의 마법사는 돌풍을 만들어내 가볍게 막아냈다.
그리고 스베르덴 후작이 그 돌풍을 없애버리는 일진일퇴의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다.
킬키스 군은 마법사들을 믿고 한 발 한 발 꾸준하게 걸어왔다.
막상 우리 군 앞에 도착하면, 수적으로 열세인 네메아 군을 상대로 절대 패할리 없다는 자신감이 있는 듯 했다.
“아까 보다 줄어든 것 같습니다.”
한 시간 가량 지났을 무렵, 김규현이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적 마법사가 만들어내는 돌풍은 아까보다 그 규모가 줄어들었고, 숫자도 서른 개가 넘어가지 않았다.
아무리 대단한 마법사라도 한 시간 동안 서른 개가 넘는 돌풍을 열두 번도 넘게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쪽 스베르덴 후작은 여유가 있었다.
마력을 사용해 마법을 실현하는 것보다, 적의 마력을 흐트러트려 마법을 망치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마치 모래성을 쌓아 올리는 데에는 한나절이 필요하지만, 그 모래성을 망가트리는 데에는 한순간이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십분의 일로 시작하지.”
김규현이 휘하의 두 개 여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다시 전술 차량에서 포탄이 발사되었고, 돌풍이 나타나 파워볼게임 포탄들을 막아냈다.
이번에는 다섯 발 중 하나 꼴로 적의 머리까지 다다른다.
돌풍의 힘이 약해진 이유도 있고, 탄의 발사 사각을 높여 돌풍의 꼭데기를 넘겨 발사한 포탄도 있었기 때문이다.
쾅! 쾅!
그리고 이번에는 포탄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전부는 아니다. 지시했던 대로 열 발 중에 한 발 꼴이다.
하지만 워낙에 발사한 포탄이 많아서 제법 많은 포탄이 적의 앞에서 폭발해버린다.
물론 적의 마법사들이 만들어 놓은 방어막 때문에 병사들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포격이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일 분이 넘게 전술 차량에서 쉬지 않고 포탄을 날렸다.
그리고 또 다시 돌풍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스베르덴 후작이 디스펠을 성공시키자, 이제 특전사의 포탄들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적군을 향해 퍼부어졌다.
몇 초 동안 적 마법사는 다시 돌풍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조금은 지친걸까?
그 짧은 시간 동안 수천 발의 포탄이 킬키스 군에 다다랐고, 수백 발의 포탄이 열심히 진격해오는 킬키스군의 머리 위에서 터져나갔다.
그리고 때로 마법사의 방어막이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서인지, 포탄은 병사들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적들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정도이다.
칠십만에 달하는 킬키스 군에, 겨우 몇 번의 폭발은 사소한 사고에 불과할 뿐이다.
“제기랄!”
다시 돌풍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적의 마법사가 지쳐가는 것은 틀림없었다.
“적이 4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정찰병이 알려왔다.
시간이 항상 우리의 편인것 만은 아니다.
킬키스군은 쉬지 않고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적의 움직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뒤쪽에서 기병대가 앞으로 나옵니다.”
네메아 군과의 거리를 4킬로미터 정도 남겨두고, 적들은 돌진의 준비를 했다.
그때 갑자기 난 거대한 마력의 흐름을 느꼈다.
크세니야 소브착이 돌풍을 만들어 낼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마력이다.
그리고 마력이 모이는 지점은 바로 특전사 전술 차량들이 서 있는 그 곳이다.
난 지체하지 않고 마력을 흐트러트리기 위해 내 마력을 엔트리파워볼 방출했다.
내가 쏘아낸 마력이 적 마법사의 마력과 부딪치며 흐름을 엉크러트렸다.
끼이이이!
탑승한 차량 내부에서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 마력에 반응한 것이다.
두드드!
동시에 땅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격 중지.”
김규현이 명령을 내렸다.
전술 차량들이 모두 지상 일 미터 위로 떠올랐다.
드드드~
땅이 흔들리는 소리는 한참을 계속되었다.
비록 내가 적의 마법을 방해했지만, 마력이 우리가 서 있는 대지를 흔들어 놓은 것이다.
“백 미터 후진.”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전술 차량들은 소리도 없이 뒤로 물러났다.
“다시 포격!”
전술 차량들을 노린 적의 시도는 막아냈고, 적과의 거리는 다시 백 미터를 벌려놓았다.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직접 겪어 본 킬키스의 대마법사 세츠킨 외즈데미르 백작의 실력은 나로하여금 조금은 불안하게 만들었다.
“적 기병 돌격을 시작했습니다.”
정찰병이 급하게 상황을 알려왔다.
“적 보병도 돌격합니다.”
네메아 군과의 거리를 3킬로미터 남겨두고 적들의 돌격이 시작됐다.
“아군 기병대 앞으로 나옵니다.”
연락 장교가 네메아군으로부터의 메시지를 알렸다.
“신경쓰지 말고 포격을 계속해. 이제 1/5로 올린다.”
김규현은 처음의 작전대로 마지막까지 명령을 내렸다.
특전사가 쏘아대는 탄환 다섯 발 중 하나는 자수정 탄환을 내장한 것이 되었다.
기병의 돌격이 시작되면서 돌풍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특전사가 발포하는 포탄은 이제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킬키스군에 다다랐다.
킬키스의 마법사들도 지쳤는지, 처음처럼 모든 포탄을 막아내지는 못한다.
어쩌면 결전을 앞두고 힘을 아끼기 위해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포탄이 터져나갔다.
폭발에 휘말린 킬키스 병사들의 몸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바닥으로 떨여졌다.
“기병대 1킬로미터 전방까지 접근했습니다.”
“사격 개시.”
전술 차량에는 두 정의 30mm 화기가 장착되어있었고, 나머지 병사들은 각기 개인 화기를 들고 사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은 달려오는 기병들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난 그런 상황들은 조금도 신경쓰지 못하고, 오직 적의 마법사들이 다음에 어떤 마법을 사용할 것인지에만 신경쓰고 있었다.
이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 두 마법사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