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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화 네가 결혼을 한다고?
사실 도계의 무인들은 소복의 여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세상에 혼자서 둔일경 여섯을 베어 버릴 수 있는 무인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계의 강자들이 그녀를 찾아 헤매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중상!
마도가의 말에 따르면 여인은 여섯 강자들을 해치운 후, 심각한 상처를 입고 떠났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상식적으로 둔일경 여섯을 상대하고도 멀쩡하다는 게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열에 아홉,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기회를 도계의 무인들은 결코 놓칠 수 없던 것이다.
그렇게 도계의 거대 세력은 물론 작은 세력들까지 눈에 불을 켜고 소복의 여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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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그 여인을 잡아 도경의 실체를 알아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렇게 도계 전체가 소복의 여인을 찾느라 분주한 이때, 마도가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와 동시에 마도가의 장로 마종은 아무도 몰래 마도가를 빠져나와 어디론가로 향했다.
목표는 물론 오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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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계. 로투스바카라
한편, 엽현은 육유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모른 채 수련에 매진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하루 일과는 개인 수련으로 시작해 안란수, 소칠 등과의 비무로 끝났다.
이 기간 동안 오유계는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었다.
음령족이 흔쾌히 자신들의 보고를 털어놓은 덕분에 오유계의 재능 있는 무인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던 것이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고맙게도 재능 있는 무인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재능이 있더라도 재력이나 기연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 무인은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재능만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세상이 펼쳐졌다.
재능과 노력, 거기에 악하지 않은 심성을 가진 자라면 오유맹은 아낌없이 수련 자원을 제공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도해 줄 수많은 강자들도 항시 대기하는 상태!
비록 오유계에는 여전히 둔일경 강자가 존재하진 않았지만, 반보 둔일이나 귀원파계, 그리고 파계경 강자들의 수는 날을 거듭할수록 끊임없이 늘어났다.
다시 말해, 오유계의 전체적인 실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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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검수가 서로를 향해 대치 중이다.
한 사람은 엽현, 다른 하나는 소칠.
“그러니까, 방금 전 그게 검념이라고?” 소칠의 물음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호기심을 보이는 오픈홀덤 소칠. “설명해줘.” “하하,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그래도 잘 들어봐. 검념이란 검도신념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신념을 검의 형태로 바꿔…” “아, 이해했어.” “뭐, 뭐?” 소칠이 검을 거둬들이며 돌아섰다.
“며칠 폐관 하러 들어갈 거니까, 나오면 다시 붙어보자!” 이 말을 끝으로 소칠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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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엽현은 세이프게임 정신이 멍해졌다.
알겠다고?
아직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았는데?
“대단히 특별한 아이로구나.” 돌연 등 뒤에서 들려온 음성.
엽현이 뒤돌아서자, 적선도의 주인인 아주와 사도가 서 있었다.
“사저,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엽현의 물음에 아주가 소칠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 아이의 몸에서 윤회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아마도 과거의 자신을 탓하고 있는 것 같군.” “아….” 엽현은 소칠의 과거에 대해 문득 떠올렸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털어냈다. 지금은 그런 것에 한눈팔고 있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의 그녀가 무엇이었든, 자신이 아는 소칠은 지금의 소칠이 전부다.
이때 문득 뭔가 떠오른 엽현이 아주에게 물었다.
“사저, 혹시 둔일경과 싸워서 이길 수 있습니까?” 둔일경!
엽현이 알기로 아주와 사도는 반보 둔일경 절정.
하지만 검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이 질문에 아주가 먼저 술 한 모금을 목구멍 안에 흘려 넣었다. “크아-! 겨우 한 경지 차이도 극복하지 못한다면 뭐 하러 검수를 했겠느냐?” “하하, 그 말이 맞습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주에게 엄지를 치켜든 엽현이 이번에는 사도를 바라보았다. 이에 사도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둔일경을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너 정도는 가뿐하게 지르밟아 줄 수 있지!” 이 말에 엽현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심 엽현은 사도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
현재 그의 경지는 파허경, 여기에 완전체가 된 탑의 힘을 빌린다면 둔일경과도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아직 계옥탑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 않기에 장담은 할 수 없었다.
이때 아주가 말했다.
“그래서, 오유계 오합지졸들을 모아 오유겁에 대항하기로 마음먹은 게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유계 전체의 힘을 합쳐 해볼 생각입니다.” “흠….”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아니, 아무 것도 아니다. 다만… 오유겁은 사람이 많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럴 줄 알고 생각해 둔 것이 있습니다.” “음?” 엽현의 말에 아주와 사도가 동시에 엽현을 쳐다보았다.
“하하, 아직은 구상 중인 단계라 알려드리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모두의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오게 되면 한 번 시도 해보려 합니다.” “그래? 좋은 소식이로구나. 어디 한 번 지켜보겠다.” 말을 마친 아주가 그대로 술이 든 병을 쭉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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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엽현이 웃으며 말했다.
“사저, 사도 낭자. 때가 되면 두 분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엽현이 알기로 눈앞에 있는 두 여인은 현재 오유계에서 천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한 무인들이다.
그러니 오유겁을 막아내기 위해서 두 사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었다.
엽현의 말에 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서 싸움이라도 일어나면 바로 부르도록 하거라. 내 한 팔 걷어붙여 볼 테니.” “그럼… 혹시 조사를 소환할 수도 있습니까?” “음!?” 조사라는 말에 두 여인의 눈이 커다래졌다.
“뭘 하려는 것이냐?” “헤헤, 그냥 한 번 물어보는 것입니다.” “음… 그분께서 적선도에 남겨 놓고 가신 물건이 있긴 한데… 지금까지 한 번도 열어 본 적은 없다.” 물건?
순간 엽현의 눈이 반짝였다. “혹시 제게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뭐!?” 두 여인이 깜짝 놀라 쳐다보자 엽현이 정색하며 대꾸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저도 적선도의 전인이지 않습니까?” 이 말에 아주의 표정이 매우 심각해졌다.
“생전 너처럼 낯짝 두꺼운 놈은 만나 본 적이 없다! 헛소리할 거면 가서 수련이나 하거라!” 그대로 돌아서서 떠나가는 아주.
“…….” “이건 뭐, 생각이란 게 있는 건지… 어떤 의미로는 참 대단하구나!” 아주에 이어 사도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사라졌다.
“…….” * * * 천도 전당포.
해가 떨어질 무렵 전당포 문이 열리고 노인 하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노인은 바로 마도가의 마종.
소도는 마종을 보자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도 아가씨!” 소도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여 예를 차리는 마종.
하지만 소도의 표정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예 차릴 것 없소. 나는 더 이상 마도가의 소도가 아니오.” “…아가씨. 마도가가 망했습니다.” “뭐…?” 소도가 크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오? 똑바로 말 해 보시오!” “그러니까… 가주께서 엽현의 배후라는 여인을 찾아오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이 마도가에 도착한 그 날…” “멍청이!” 소도가 주먹으로 앞에 있던 탁자를 강하게 내리쳤다.
“어쩌면 그렇게도 멍청할 수가 있소!” “맞습니다, 아가씨. 우리 모두 그녀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마는 마종.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됐소?” “후… 저 외의 모든 둔일경 강자들이 살해당했고, 그밖에도 엄청난 수의 무인들이 죽었습니다.” “왜 그대는 살려 둔 것이오?” “그것이… 가주께서 아가씨와 엽현의 혼인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여기까지 들은 소도가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과연 그 여인의 머릿속에는 온통 엽현뿐. 다른 이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었다.
이때 마종이 고개를 들며 말을 이어갔다.
“아가씨, 가주께서 임종 직전 하신 말을 전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마도가의 가주는 바로 소도 아가씨이십니다!” “가주?” 소도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흘렀다.
“그저 나로 하여금 엽현을 이용하게 할 생각인 것이겠지. 끝까지 나는 가문의 도구일 뿐이로구나!” 이 말에 마종 역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을 해도 달갑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마도가의 전승만은 이어나가셔야 합니다!” “…….” “아가씨! 오직 아가씨만이 우리 마도가의 희망입니다. 아가씨만이 우리 마도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단 말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켠 소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돌아가시오. 나는 더 이상 마도가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오.” 이 대답에 마종이 다급히 소도의 손을 붙잡았다.
“아가씨! 가문에 대한 아가씨의 노여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습니다. 분명 원망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아가씨가 아니면 이제 마도가를 지킬 사람이 없습니다. 도계의 다른 세력들은 언젠가 승냥이처럼 우리 마도가의 지반을 집어삼키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마도가 사람들은 전부 죽고 말 것입니다! 도계가 얼마나 잔인한 곳인지는 아가씨가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소용없소. 돌아가시오.” “아가씨!” 마종은 결국 무릎마저 꿇었다.
하지만 소도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만하시오! 나는 마도가를 구할 수 없소!” “하지만 아가씨가 나서지 않으시면 마도가는 다른 세력의 수중에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대로 영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단 말입니다!” “…….” “아가씨! 제발 결단을 내려……” 마종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때, 문밖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또 마도가인가?” 마종이 휙 돌아서자, 한 남자가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남자는 다름 아닌 엽현이었다.
마종은 엽현을 처음 보는지라 다소 의아한 표정이었다.
“젊은이는…?” 이때 소도가 대신 대답했다.
“저 사람이 바로 엽현이오.” 엽현!
이 말에 마종이 황급히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몰라뵈었습니다. 아가씨의 부군이신 엽 공자셨군요!” 부군!? 갑자기 엽현이 얼어붙었다.
그리고는 멍한 얼굴로 소도를 쳐다보았다.
마도가의 사람이 왜 나를 소도의 부군으로 부른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때 소도가 마종을 향해 소리쳤다.
“헛소리하지 말고 어서 돌아가시오!” “아가씨, 헛소리가 아닙니다. 가문에서는 이미 두 분의 혼인을 승낙하셨으니, 엽 공자는 마도가의 사위가 된 것입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말을 듣자 엽현의 표정은 더욱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사위?
내가 왜?
엽현이 막 무어라 따지려는 이때, 소도가 먼저 말했다.
“분명히 말했지 않소! 나는 더 이상 마도가의 사람이 아니니 어서 도계로 돌아가시오!” 마종은 소도의 강경한 태도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문득 엽현과 눈을 마주쳤다.


“엽 공자, 공자께서 아가씨와 이야기 좀 해보십시오!” “나, 나더러 무슨 이야기를 하란 말이오? 아니, 그보다 그대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 죽이려 하지 않았소?” “공자를 죽이려던 자들은 이미 모두 죽었습니다!” “으잉?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마종이 엽현을 똑바로 쳐다보며 되물었다.
“혹시 만유서옥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입니까?” 이 말에 엽현이 화들짝 놀랐다.
“아니, 그러면 그대들은 알고 있단 말이오?” “흠… 역시 모르고 계셨군. 오유계에서 선각자라고 불리는 남자… 그는 사실 도계의 엽청지라는 자와 동일인입니다. 그리고 그가 이곳으로 오면서 가지고 나온 서옥 중에 도계 제일 신물인 도경이 섞여 있었습니다.” 도경!
엽현이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소도를 바라보았다.
“소도 낭자, 이 말이 전부 사실이오? 선각자가 정말로 도계의 인물이었소?” “아마…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의 조상은 엽란정이라는 사람으로, 명실공히 당대 최강의 무인이자, 최초의 둔일경 강자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녀가 둔일에 이를 수 있던 까닭은 도경에 적힌 글귀를 엿보았기 때문이라 한다. 훗날, 그녀의 후손 중에 엽청지라는 인물이 태어났고, 약관에 이르기도 전에 둔일경에 이르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엽청지에게 도경이 있을 거라 생각한 무인들이 엽가를 공격해 멸망시켰는데, 정작 엽청지 본인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도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에… 선각자와 엽청지가 동일인이라면… 내 장담컨대 도계의 모든 둔일경 강자들이 네 목을 노리러 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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