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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화 강자와 또 강자 분신!
이 말에 소녀가 자신의 몸을 살펴보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묘지기 노인을 바라보았다.
“내가 분신이라고?” “…….” 노인은 기가 차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게 자기가 분신인지 본체인지도 구분하지 못한단 말인가!
이때 드디어 자신이 분신이란 걸 깨달은 소녀가 여인을 향해 한발 다가섰다.
“다시 한번 해 보자!” 소녀가 주먹을 움켜쥐고 출수할 자세를 취하자 여인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의미 없다. 그만두거라.” “왜 의미가 없어? 인제 와서 무서운 건가?” 소녀의 말에 여인이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내 실력으로는 너의 단단한 육신을 어찌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분신인 너 역시 나를 죽일 수 없지.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굳이 힘을 빼 봐야 뭐하겠느냐?” 말을 마친 여인은 그대로 자리를 떠나갔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러 봐야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로 이때, 소녀가 물러나려는 여인의 앞을 막아서더니, 무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한 번만 더 우리 언니를 방해하기만 해봐! 그땐 정말 가만두지 않을 테니! 알아들었어?” “그래, 알겠다.” 여인이 순순히 대답하자 소녀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째서 그런 반응인 거지? 협박을 받고도 화가 나지 않는 건가? 만약 누가 나한테 협박을 한다면 그땐 바로 주먹부터 날아갈 텐데. 아, 그 검을 쓰는 무서운 여자만 빼고!” “검을 쓰는 여자?” 소녀는 대꾸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이어갔다.
“사실 난 전혀 그녀가 무섭지 않아. 저, 정말이야!” 이때 소녀와 눈이 마주친 노인이 시선을 회피했다.
그 여자가 두렵든 두렵지 않든 자기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네가 말한 여인은 세이프파워볼 혹시 그 소복을 입은 여자를 뜻하는 건가?” 여인의 말에 소녀가 다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여자를 알아?” “물론이다. 혹시 그녀와 싸워 본 적 있느냐?”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있었지!” “호,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 네가 이겼느냐?” “그게… 지진 않았어. 아니, 오, 오십 대 오십이라고 봐야지!” “백중세였다고?” 여인이 다소 의외라는 듯 묻자 소녀가 돌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그래! 뭐야 그 표정은? 못 믿겠단 거야?” “물론 그런 말은 아니다. 단지 나는 그녀의 실력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궁금한 것뿐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대충 감이 오는군.” “감이 오다니, 뭐가?” 소녀가 묻자 여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았다는 말이다. 네 본체는 분신인 너보다 좀 더 강할 테고, 그런 상태로 그 여인과 백중세를 이뤘다면 대충 견적이 나온 것 아닌가?” 여인은 소녀의 말을 어느 정도 믿고 있었다.
물론 소녀가 다소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포장했을 수도 있지만, 그 여자 검수와 싸운 것과 승부가 나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는 말이었다.
이 신빙성의 출처는 바로 조금 전 보여 준 소녀의 실력이었다.
“뜻밖에 수확이 있었군. 그럼 이 정도로 만족하고 오늘은 물러가겠다.” “잠깐!” 소녀가 막 돌아서려는 여인을 불러 세웠다.
“혹시 그 여자한테 싸움을 건다거나 할 건 아니지?” “하하, 왜? 못할 이유라도 있나?” 말을 마친 여인은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는 듯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때 묘지기 노인이 소녀를 향해 소리쳤다.
“도대체 뭘 하려는 게냐?” “내가 뭘?” 천진난만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는 소녀.
그러자 노인이 잠시 망설이더니 파워볼사이트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소복의 여인…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지?” “음… 조금 전에 내가 말한 대로야. 나와 비슷한 정도지.” 여기까지 말한 소녀는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는 듯 순식간에 묘지 안으로 다시 사라졌다.
“이상해… 뭔가 한참 이상해…….” 어딘가 석연치 않은 노인의 표정.
직감적으로 그는 소녀에게 어떤 꿍꿍이가 있음을 감지했다.
그의 눈에 비친 소녀는 엽현과 마찬가지로 음흉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텅 빈 하늘을 응시했다.
“설마 저런 뻔한 거짓말을 파워볼게임사이트 진짜로 믿지는 않겠지?” * * * 검종.
대전 안, 엽현과 이름 모를 검종의 제자가 마주 보고 앉았다.
이때 고노는 이미 검종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엽현 정면의 여인은 무엇이 그리 신기한지 엽현을 위아래로 훑느라 정신이 없었다.
“왜 그렇게 보는 것이오?” 참다못한 엽현이 묻자 여인이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그대가 정말로 우리의 소 종주란 말이오?” 이때, 곁에 있던 고노가 다그치듯 말했다.
“청치(青雉), 파워볼실시간 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이냐?” “헤헤, 그건 아닙니다. 그냥 신기해서 그런 것입니다.” 청치라 불린 여인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엽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소 종주 나으리, 실력이 궁금한데 어디 한판 붙어볼까?” “…그대와 내가?” 청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할 것 없소. 다치게 하진 않을 테니까, 하하하!” 이 말을 들은 엽현은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검수 아닌가! 실시간파워볼
설령 눈앞에 있는 것이 아라라 할지라도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왜? 검이 오면 흡수해 버리면 그만이니까!
물론 아라의 그 목을 긋는 초식은 꺼림칙했지만, 어쨌거나 상대가 아라가 아닌 이상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진 못하리라.
이때 청치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소 종주. 그럼 밖으로 나가서 붙어 봅시다!” “청치, 지금은…” 고노가 무어라 말하려 하자 엽현이 웃으며 그를 만류했다.
“괜찮소. 간단하게 할 것이니 서로 다칠 일은 없을 것이오.” “후… 그렇다면 짧게 끝내시오.” “물론이오. 길게 갈 것도 없소.” 잠시 후, 대전 밖으로 나온 청치와 엽현은 서로를 보고 마주 섰다.
먼저 검을 꺼내 든 것은 청치였다.
“그럼 조심하시오!” 음성이 떨어진 순간, 청치의 청록색 검에서 나온 푸른 검광이 엽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를 본 엽현은 가볍게 상체를 비틀어 검광을 피해냈다.
바로 이때, 엽현 앞으로 접근한 청치가 그의 가슴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였다.
하지만 엽현은 이번에도 빠르게 뒤로 이동하며 상대의 검을 가볍게 흘려냈다.
순식간에 거리가 벌어진 두 사람.
검을 회수한 청치의 안색이 심각하게 어두워졌다.

엽현이 검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해서 자신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니, 농락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검을 뽑지 않을 생각인가!” “음… 좋다!” 짧게 대답한 엽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한 줄기 검광이 마치 뇌전과 같이 빠른 속도로 청치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청치는 다급히 뒤로 물러나려 했으나, 그러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쾅-!
청치의 검 위를 때린 검광은 그대로 그녀를 백 장 밖으로 튕겨냈다.
엽현은 더 이상 출수하지 않고 검을 거둬들였다. 이때 그가 들고 있는 검은 천주검이 아닌 보통의 검이었다.
천주검을 사용했다가 혹시라도 청치가 크게 다칠 것을 염려한 것이었다.
천도와 며칠간의 수련을 마친 엽현은 이미 검도의 각 방면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룬 상태였다.
비록 윤회경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겨뤘을 때의 그의 전투력은 이미 보통의 파허경 강자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특히나 그의 육신은 조금의 과장도 보태지 않고, 오유계 최강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보통의 검수가 이런 엽현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청치 역시 엽현이 자신을 봐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더 이상 덤비지 않았다.
이에 검을 갈무리한 엽현이 고노를 향해 돌아섰다.
“고노, 음령계 주변을 한 번 살펴볼 수 있겠소?” “음… 일단 잠시 기다리는 게 좋겠소. 육운선 등이 금방 복귀할 테니까 말이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겠소.” 바로 이때, 하늘 끝자락에서 검명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금세 한 줄기 검광이 엽현 앞에 떨어졌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했던가.
등장한 이는 다름 아닌 육운선이었다.

엽현을 본 육운선은 다소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웃으며 팔을 활짝 펼쳤다.
“막내 사제, 왔는가!” “육 사형!” “하하, 잘 왔네! 그렇지 않아도 그대를 데리러 갈 참이었거늘!” “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를 데리러 가려 했다니…….” 엽현의 물음에 육운선의 표정이 순간 심각해졌다.
“상황이 좋지 않다. 육(陸) 사제(師姐)가 부상을 입었다.” 육사제?
처음 듣는 이름에 엽현이 고개를 갸우뚱할 때, 그의 곁에 있던 고노와 청치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고노, 육사제라면…” “후… 육사제는 현재 우리 검종 최강의 고수요.” 검종 최강!
그런 자가 부상을 입었단 말인가?
고노의 말을 듣자, 엽현은 그제야 상황이 꽤나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때 육운선이 침울한 표정으로 엽현에게 말했다.
“우리는 상대의 다음 목표가 분명 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육사제는 너를 이곳에 데려오고자 했지. 그런데 이미 이곳에 와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구나. 그래, 오는 길에 별다른 일은 없었느냐?” 별다른 일.
엽현은 곧 이름 모를 성역에서 보았던 관음이란 여인과 음령들을 떠올렸다.
“중간에 음령족과 마주쳤었습니다.” 엽현의 말에 육운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과연… 그들의 목표는 너였구나.” 이때 고노가 육운선을 보며 물었다.
“혹시 종주와 연락이 닿으셨습니까?” 육운선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여러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매우 먼 곳에 계신 듯 하구나.” 바로 이때, 육운선이 돌연 한쪽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런… 그 여자가 또 나타났군. 모두 따라오너라!” 말을 마친 육운선이 순식간에 한 줄기 검광으로 변해 하늘로 솟구쳤다.
이에 엽현 등 일행은 황급히 그의 뒤를 쫓았다.

* * 어느 성역. 녹색 치마를 입은 여인이 한 손에 검을 든 상태로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그녀의 정면에 있는 것은 삼베 장포를 입은 여인.
얼마 전 허무계를 찾았던 바로 그 여인이었다.
여인은 상대를 쳐다보는 대신 줄곧 어느 한 방향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에 검을 든 여인이 막 검을 휘두르려 하자, 삼베 장포의 여인이 웃으며 말했다.
“육 소저, 잠시 기다리시오. 때가 되면 우리 음령족과 그대 검종은 원 없이 싸우게 될 테니까.” 검을 든 여인이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후후, 한 여인이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소.” 이 말에 검을 든 여인이 고개를 돌려 상대가 바라보는 곳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 * 육유계의 어느 성역.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사뿐히 허공을 밟으며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
잠시 후, 어느 고요한 성역 앞에 도착한 여인.
그녀가 막 출수를 하려는 듯 손을 들어 올린 이때, 웬 중년 남자 하나가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다름 아닌 천도를 찾아가 연합을 제안했던 육유계의 월백이었다.
여인 앞에 가까이 다가선 월백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연합전에서 그대를 정중히 초대하려 하오. 설마 거절하진 않겠지 말이오?” 그의 음성이 떨어진 순간, 수십 개의 강대한 기운이 여인의 사방에서 나타났다.
모두 파허경 절정의 강자들!
수십 명의 파허경 강자들의 위용은 하늘이라도 부술 기세였다.
이때 월백이 다시 웃으며 말을 건넸다.
“낭자, 걱정하지 마시오. 엽현이 순순히 서옥만 내놓는다면, 우리가 그대를 해할 일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