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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화 드디어 강구에게 주의를 준 소녀는 왔던 그대로 천천히 돼지를 이끌고 어디론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큰 언니가 날 순찰 보낸 이유가 있었구나. 히히…….” “…….”
강구 일행은 소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도 이만 갑시다.” 이기를 앞세운 일행은 곧 부문종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부문종. 파워볼사이트
이 무렵 엽현은 여전히 미친 듯이 부문도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었다.
아니, 때려 넣는다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전 부문종이 그에게 매달리고 한 달이 지나서야, 엽현은 붓을 들기 시작했다.
사실 보통의 상황에서라면 칠색 부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도구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엽현은 이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필요한 것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준비돼 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부적을 제작하는 동안에도 여섯 명의 부문도 대가들이 달라붙어 끊임없이 틀린 곳을 수정해 주었다.
가히 부잣집 도련님으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은 기분!
물론 칠색 부적의 성공 여부는 온전히 스스로의 역량에 달린 것이었다.
이 모든 지원에도 파워볼게임사이트 불구하고 칠색 부적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일곱 가지 다른 기운을 한데 합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엽현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다.

다시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엽현은 부적을 그리다 말고 대전 밖으로 나왔다. 이때 심성하가 웃으며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사조,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하, 그런 것은 아니오. 다만 한 달을 내내 실패만 하니, 다소 평정을 유지하기가 어렵구려.” “사조께서는 남들보다 훨씬 잘하고 계십니다. 당시 저의 사부는 조급해하는 저를 보고 아예 반년 가까이 폐관을 시켜 버리셨을 정도였습니다.” “하하, 이 칠색 부적은 정말이지 어렵구려. 단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으니 말이오.” “그건 매우 정상적인 일입니다. 칠색 부적이 그리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부문종이 진즉 오유계를 평정했지 않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실패하더라도 두려움 없이 계속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실패는 두렵지 않소. 다만 지금은 조금 집중하기가 어렵구려.” 엽현의 말에 심성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잠시 머리를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엽현은 잠시 심성하와 대화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났다.
부문종을 떠난 그가 도착한 곳은 종문 밖에 위치한 한 별채였다. 그가 막 별채 안에 들어서자 두 여인이 그를 맞이했다. 다름 아닌 얼마 전에 도착한 강구와 상관선아였다.
“강구, 오유계 밥이 입에 좀 맞아?” “입에 안 맞아도 굶을 순 없잖아?” “그건 그렇지, 하하하!” 이때 상관선아가 말했다.
“주군, 저희를 이리로 부른 것은 필시 그럴 이유가 있어서이지요?” “으음? 그냥 보고 싶어서 부른 건데?” “정말 그런 이유란 말입니까?” 상관선아의 얼떨떨한 얼굴을 보자 엽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내가 여기까지 불러서 너희들 일 시키려는 줄 알았느냐?” “아이, 참. 농담하지 말고 진지하게 대답해 봐.” 이에 엽현이 고개를 저으며 강구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런 거 아니야. 너희를 부른 이유는 지난번에 이리로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한 것뿐이라고.”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 봐. 정말 그 이유야? 부려먹으려는 거 아니야?” “하하하, 정말이라니까!” 강구가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갑자기 아무것도 안 하니까 뭔가 허전해. 아무래도 뭐라도 찾아서 해야겠어.” “하하, 마음대로 해. 그래도 부문종 밖으로 나가는 건 피해 줘.” 이때 강구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
“지난번에 얘기했던 여인에 대해선 알아봤어?” “안 그래도 심 종주가 조사해 봤는데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어. 그 돼지 소녀 역시 마찬가지고.” “흠… 그럼 도대체 누굴까? 혹시 만유서원 쪽 무인이었을까?” “그건 아닐 거야.” 엽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가 알고 있는 장문수라면 절대 이런 비열한 방식으로 도전해 올 리 없었다. 게다가 자존심 강하기 그지없는 그녀가 약속을 어기고 자신을 노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만 만유서원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혹시 다른 세력이? 파워볼실시간
엽현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던 이때, 실시간파워볼 강구가 말을 꺼냈다.
“역시나 하루빨리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오유계 무인들이 만만하지 않은 만큼 스스로를 보호할 정도의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해.” “네 말이 맞아.” 엽현이 마음속으로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그 소복의 여인과 연락은 닿았어?” “아니……. 여전히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어.” 엽현의 맥 빠진 얼굴을 보자 강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가 길었네. 어서 가서 볼일 봐. 우리도 오유계에 대해서 좀 알아볼 게 있어.” “그래.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나나 종주에게 말하고!” 이때 엽현이 강구에게 납계 하나를 건넸다.
“이 안에 밀정이란 게 들어있어. 이쪽 세상에서 화폐 역할을 하는 것이지. 마음껏 쓰고 부족하면 또 이야기해.” “고마워. 잘 쓸게.” 그렇게 두 여인과 담소를 마친 엽현은 별채를 떠났다.
문밖을 나선 엽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다소 막막해졌다.
이제 남은 시간은 열흘 남짓.
열흘 후에는 망자대제가 밖으로 나올 테고, 곧바로 엽령과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의 실력으로는 엽령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잠시 하늘을 바라보던 엽현은 깊은 숨을 푹 내쉬고는 자신의 거처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다시 방 안으로 돌아온 엽현.
그는 곧바로 붓을 잡기보다는 먼저 명상을 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났을 때, 엽현의 손이 천천히 붓으로 향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실수는 모두 그의 마음이 조급해졌을 때 발생했었다.
이를 깨달은 그는 처음으로 먼저 마음을 다스리고 주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시도해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엽령도,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사라졌다. 남아 있는 것은 붓과 부적, 그리고 평정심뿐.
대략 한 시진 가량이 흘렀을 때, 엽현 앞에 있던 종이 한 장이 돌연 불타올랐다.
실패!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엽현은 흥분된 기색으로 빠르게 다음 장을 그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분석을 마친 상태.

두 번째 도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엽현은 실망하거나 주춤하지 않고 곧장 다른 종이를 꺼냈다.
한편, 엽현이 부적을 쓰는 동안 그의 방문 앞에는 부문종 무인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방문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은 물론 심성하와 류웅.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종주, 제자들을 물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이번에 조사가 성공하게 됐을 때 소문이 흘러나간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절대 숨길 수 없다. 기왕 소문이 새나간다면 아예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낫다. 물론 사조가 성공한다는 전제하에!” 류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에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조의 자질에 혼돈지기까지 더해졌으니 성공은 이제 시간 문제…….” 바로 이때, 류웅이 말을 멈추고 엽현의 방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방 안쪽에서 영롱한 일곱 색깔의 빛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를 보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부문종 강자들.
하지만 이내 그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환희가 드리워졌다.
칠색 부적!
순간 심성하는 몸의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얼마 만인가!
부문종 조사 이후 완전히 끊겼던 칠색 부적의 명맥이 드디어 부문종에 돌아온 것이다!
이때 방 주위를 맴돌던 칠색의 빛이 돌연 구름을 뚫고 성공까지 솟구쳤다.
갑자기 나타난 강대한 기운에 오유계 강자들의 시선이 전부 부문종쪽으로 향했다.
칠색 부적!
부문종에 칠색 부적이 나타났다!
이 소문은 순식간에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가, 곧 오유계에 모르는 자가 아무도 없게 되었다.
방문이 드르륵 열리고 드디어 엽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심성하가 감동스런 얼굴로 황급히 그의 앞으로 달려왔다.
“사조, 어찌 되었습니까!?” 이에 엽현이 심성하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더니, 말없이 부적 한 장을 건넸다. 부적을 본 순간, 심성하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치, 치, 칠색 부적……. 정말이구나, 정말로 칠색 부적이야!” 부문종의 모든 강자들이 순식간에 부적을 중심으로 몰려들었다. 이때에는 서열이고 뭐고 상관없이 부적을 보기 위해 서로를 밀쳐내기 바빴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류웅은 일찌감치 뒤편으로 내팽개쳐진 상태였다.
장내 모인 무인들은 칠색으로 빛을 발하는 부적을 바라보며 흥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칠색 부적!
종문에 칠색 부적을 만들 수 있는 자가 탄생한 것만으로 앞으로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일류세력이라면 주황색 부적 정도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칠색 부적은 완전히 달랐다. 칠색부적에는 범인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경천동지의 위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계기로 부문종이 두려워할 만한 상대는 육대강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게 된 것이다. 연기종이나 진종(陣宗) 같은 잔챙이들은 감히 자신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리라!
바로 이때 무리를 향해 제자 하나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종주! 큰일 났습니다! 연기종, 진종 그리고 청국에서 축하 인사를 보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적선성(謫仙城)에서는 성주가 직접 사절단을 보냈다 합니다!” 그 순간 부문종 무인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 했다.
적선성!
적선 이모백(李慕白)이 사절단을!
이번에는 엽현이라 해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유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여섯 중 하나인 적선 이모백이 자신을 축하해주려 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다소 당황한 듯한 엽현의 표정을 보자 심성하가 웃으며 말했다.
“놀랄 것 없습니다. 매우 정상적인 일이니 말입니다.” “무엇이 정상이란 말이오?” “신부사(神符師)의 존재는 제아무리 육대강자라 할지라도 경시할 수 없습니다. 비록 사조의 실력이 아직 그들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오유계에서 신부사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차차 알게 되실 겁니다.” 이때 곁에 있던 류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종주 말이 맞습니다. 앞으로는 사조와 연을 맺으려는 자들이 문밖으로 줄을 서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그리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나 굉장한 일이란 말이오?” “하하하, 그야 물론입니다! 특히 사조께서는 아직 젊으신 만큼 전도가 매우 유망하다고 할 수 있지요. 이 대화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일단 적선성에서 온 자들을 보러 가시지요. 그런 곳에서 온 자들을 푸대접할 순 없으니 말입니다.” “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