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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화 감당할 수 없는 인과 한편, 두 사람이 대전을 떠난 직후, 황신이 불만을 터트렸다.
“정말로 이렇게 보내실 작정입니까?” “그럼, 싸우기라도 하잔 말이냐?” 주미천이 담담히 대꾸하자 황신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왜 저놈을 무서워해야 하는 겁니까?” “무서워하는 게 아니다. 단지 저 오유계의 신물은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물에 있는 인과 때문에 그러십니까? 후… 우리는 살아오면서 이미 많은 인과를 달아 왔는데, 이 정도를 두려워해서야 앞으로 정진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황신은 끝까지 불만을 토로하며 퇴장했다.
이 모습이 주미천은 고개를 흔들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주미천 곁에 있던 흑의 노인이 입을 열었다.
“야심이 큰 녀석입니다.” “이제 와서 뭘 어쩌겠나. 그저 큰 사고만 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전주… 정말로 신물을 가져선 안 되는 것입니까?” 노인이 주저하듯 묻자, 주미천이 웃으며 되물었다.
“어찌, 내 말을 못 믿는 건가?” “그것이 아니라… 그저 여쭤본 것뿐입니다.” “나라고 포기하고 싶겠느냐? 단지 강제로 신물을 탈취했다가 우리 신전이 커다란 소용돌이에 휩쓸릴까 두려운 것뿐이다.” “그럼 저 엽현이란 아이는 신물의 인과를 감당할 그릇이란 말입니까?” 주미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더더욱 아니다. 다만 상황으로 유추 해 보건대, 누군가 그를 대신해 인과를 막아주고 있는 것 같다. 배후에 있는 그 두 여인일 가능성이 크지……. 어쨌든 알아내야 할 것만 알아낸 다음 빨리 쫓아버리는 게 최선이다. 저 녀석이 여기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단 말이지.” “불길한 예감… 말입니까?” 주미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기분이 계속해서 드는구나.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 “아… 그렇다면 빨리 내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주미천의 표정엔 근심이 서려 있었다.
주미천 정도 되는 고수의 예감은 그 자체로 신빙성이 있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비록 무슨 일이 벌어질지 까지는 알 수 없지만, 엽현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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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는 파워볼게임사이트 엽현을 데리고 어느 강변으로 나왔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동안 엽현은 손에 쥔 검을 놓지 않았다. 바로 천주검과 소칠의 검이 합쳐진 검이었다.
“어쩜 성격이 그렇게 불같은 것이냐?” 상념에서 벗어난 엽현이 웃으며 주사를 바라보았다.
“너도 알고 있겠지? 황신이 출수할 수 있었던 것은 네 조부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이란 걸.” “…….”
“만약 내가 거기서 겁을 먹고 물러났더라면, 그들은 계속해서 몰아 붙였을 거다. 그렇지 않나?” “너…….” 엽현을 바라보는 주사의 표정이 복잡하다.
“너는 어째서 모든 걸 꿰뚫어 볼 수 있는 게냐?” 이에 엽현이 웃으며 대꾸했다.
“주사, 오유계에 파워볼실시간 대해 묻고 싶은 게 있다면 물어봐도 좋다. 신전에게는 협력하기 싫지만, 네가 물으면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모두 대답해 주마. 그리고나서 신서전에 가야겠다.” “…….”
주사가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엽현이 재촉했다.
“괜찮으니까 질문 해봐. 한 입 갖고 두 말은 하지 않을 테니.” “그럼… 묻겠다. 탑은 이미 너를 주인으로 인정한 것이냐?” “그건…”
엽현이 막 대답하려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겠구나.] 그 말에 엽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귀찮은 일? 실시간파워볼
팔층 존재의 목소리였다.
[귀찮은 일이라니, 무슨 뜻이오?] 엽현이 속으로 물었으나, 더 이상의 음성은 들려오지 않았다.
엽현은 불현듯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엽현, 무슨 일이냐?” 주사의 말에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그나저나 뭘 물어볼지 생각은 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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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주사는 엽현에게 자신들의 의혹을 하나씩 묻기 시작했다.
엽현 역시 오유계의 상황에 대해 아는 한도 내에서 숨김없이 이야기해 주었다. 비록 오유계에 가 본 것은 아니지만, 그대로 다른 이들에 비해 아는 것은 확실히 많다고 할 수 있었다.
대략 두 시진 가량 얘기를 나눈 후, 주사는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엽현은 곧장 신서전으로 들어왔다.
그는 더 이상 권도에 실시간파워볼 대해 공부하지 않고, 신서전 내의 모든 책을 샅샅이 읽기 시작했다.
마치 떠나기 전 몽땅 머릿속에 집어넣기라도 할 것처럼!
확실히 신서전의 고서들은 하나같이 매우 유용했다.
비단 무학 방면뿐 아니라, 현황대세계의 기원, 사유 우주의 비화 등등 그 내용도 다양하고 깊었다.
요컨대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신서전 안에 모여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엽현은 서적을 뒤적이며 계속해서 놀람을 금치 못했다.
신전의 진정한 파워볼게임 강점은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매우 잘 보관해 놓은 것이었다.
대충 신서전의 책들을 한 번씩 훑어본 엽현은 그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책들을 펼쳐놓고 마구 기록하기 시작했다.
가져가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상 이런 식으로라도 남겨 놓고 싶었다. 이후에 큰 도움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한편, 신성의 어느 대전 안.
주사가 주미천을 앞에 놓고 무언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설명은 대략 두 시진쯤 이어졌다.
“뭔가 숨기는 것은 없는 것 같더냐?” “그건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정도만 해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아닌지요?” “흠…….” 주미천이 심각한 표정으로 천천히 대전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오유계의 무도가 사유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니… 비록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받아들이기는 힘들구나.” 오유계의 무도문명이 사유계의 그것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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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는 즉, 사유계의 무인들이 오유계로 향하는 통로를 뚫는 순간, 사유계는 오유계 무인들에게 점령당할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오유계로 가는 건, 마치 강아지가 호랑이를 찾아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격이 아닌가?
물론 사유계 최상위 강자들은 다를 것이다. 그들이라면 오유계 내에서도 크게 약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선진 무도문명을 흡수하여 크게 성장할지도 모른다.
다만 사유계의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혹시 누군가가 고의로 사유계와 오유계의 통로를 봉인해 놓은 것은 아닐까? 사유계를 보호할 목적으로 말이다.” “사유계를 보호 한다라…….” 주사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주미천이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니.”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유계가 나아갈 길을 막는 것도 되지 않습니까?” “사유계가 멸망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느냐?” 주미천의 말에 주사가 침묵했다.
만약 사유계와 오유계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유계 무인들은 사유계를 도와주려 할까?
절대 아닐 것이다.
강자와 약자가 만나게 되면 반드시 약한 쪽이 잡아먹히게 되어 있다.
즉, 두 우주 간에 통로가 열리게 되는 순간, 사유계는 그야말로 노예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마치 신전이 현황대세계에게 그래 왔던 것처럼!

그리고 현황대세계가 다른 작은 세계들에 행했던 것처럼…….
고래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물고기는 새우를 잡아먹는 게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흠… 그 녀석은 아직 신서전에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한 달… 아니, 이주 후에 이곳을 떠나게 하거라. 오유계의 신물에 깃들어 있는 인과는 어쩌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
주사의 눈에 비친 주미천의 얼굴은 근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나저나 한편으론 매우 궁금하구나. 그 여인의 실력이 과연 어느 정도이기에 지금까지 엽현을 지켜낼 수 있던 것인지.” “소복의 여인에 대해선 계속해서 조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주미천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다. 다른 자들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더 이상 그가 만들어 놓은 소용돌이에 휘말려선 안 된다.” 막 대전 문을 나서려던 주미천이 자리에 멈춰 섰다.
“열흘… 열흘 후에 그를 내보내거라.” 이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떠난 주미천.
이때 주사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조부가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인과(因果).
주미천 정도 되는 강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과였다. 그것이 두려운 이유는 한 번 달라붙은 인과는 무슨 짓을 해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
특히 엽현의 인과는 무려 오유계로부터 날아온 것이 아닌가.
주미천이 두려움을 느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오유계의 인과를 과연 누가 마주 하고 싶겠는가?
잠시 후, 주사는 한숨을 쉬며 대전을 빠져나갔다.

한편, 엽현은 여전히 신서전의 책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록 그 양이 방대하긴 했지만, 엽현의 기억력 또한 나쁘지 않았기에, 빠르게 기억하고 지나갈 수 있었다.
엽현은 마침내 신서전 가장 마지막 줄에 있는 책장에 섰다. 엽현은 곧장 오른쪽 가장 구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당시 주사가 그곳을 살펴보라는 말을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무언가를 발견한 엽현이 눈을 번뜩였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엔 오래된 고서 한 권이 꽂혀 있었다.
검역(劍域) 검역?
책을 집어든 엽현은 황급히 책장을 넘겼다. 그러나 이내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책의 대부분이 찢겨 나가 완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나마 남은 부분을 합쳐봐야 몇 문장 되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뭐지?
엽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남아 있는 부분이라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장이 전혀 이어지지 않아 도통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웠다.
실망한 엽현은 하는 수 없이 책을 품 안에 넣고는 다른 책장을 살펴야 했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을 때, 엽현은 대전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각 책장마다 금제가 걸려 있기에 한 번에 고작 몇 권의 책을 보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엽현의 경우는 특별하기 때문에 신전에서 배려해 준 것뿐이었다.
한편 전각 밖에서는 주미천과 흑의 노인이 이 장면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녀석이 모든 책을 기록해 갈 작정인가 봅니다!” “내버려 두거라.” “하지만…….” “우리에게 손해가 되지는 않는다.” “…정말로 이대로 포기하실 생각입니까?” 주미천이 노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너는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아느냐?” “모르겠습니다.” “후후, 너는 저 아이와 겨뤄 십 초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 그런……!” “걱정할 것 없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녀석이 맞이하게 될 인과 역시 거대해질 테니. 모든 것은 운명으로 짝지어져 있는 것이니, 발버둥 친다고 해서 벗어날 순 없을 게다. 물론 정해진 운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무도인의 최종 목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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