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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화 머저리 같은 탑!
대전 안, 당족 무인들이 말없이 당풍의 입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당풍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물론 혼돈우주를 삼등분하는 우리 당족이 무인 하나가 무서워 그의 친구들과 동생을 건드린다면, 명성의 큰 오점으로 남겠지요.” 이때, 한 남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당풍 앞에 선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아홉째가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구나. 호랑이가 어찌 토끼의 사정을 신경 쓰겠느냐? 우리 당족이 지금 이 위치에 있는 것은 무슨 자비나 도의를 중시 여겼기 때문이 아니다!” 무인들의 시선이 말을 마친 남자에게로 넘어갔다.
이 자는 바로 당족의 둘째인 당액(唐厄)이었다.실시간파워볼
마찬가지로 차기 족장을 노리는 후보 중 하나.
“둘째 형님의 말씀도 일리는 있습니다. 허나 우리 당족이 그렇게 시정잡배처럼 행동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흥! 세상천지에 어느 강자가 약자의 눈치를 살핀단 말이냐? 그 반대라면 모를까.” “물론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저 역시 의견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 그럼 족장의 결정을 따르는 수밖에!” 당액의 말에 사람들은 상석의 당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청아,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당염이 당청에게 묻자 무인들의 고개는 다시 당청에게로 향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당족 무인들의 시선은 매우 기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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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청은 이를 의식하지 않고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지금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엽현의 배후가 누군지 아는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엽현의 배후?
당청이 심각해진 표정의 무인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 보물은 어찌하여 엽현의 손에 떨어졌는지? 그 부친이란 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성주의 분신이 어떻게 미앙성역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는지? 분신을 제거한 자가 한 사람인지 혹은 어떤 세력인지? 우리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전혀 대답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 보거라!” 당염의 말에 당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족이 혼돈우주 최강의 세력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방심해선 안 됩니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떨어졌을 때의 충격이 큰 법이니까요. 게다가 엽현의 내력 역시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자 곁에 신족을 지키던 신수가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신족의 신수?
“아가씨, 정말로 신족의 신수가 맞습니까?” 한 무인의 질문에 당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엽현에게 납치됐을 때,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것은 분명 고서에서 보았던 신족의 신수였습니다.” 이때 당풍이 질문했다.엔트리파워볼
“미앙성역에서 엽현 곁에 있던 그 요수를 말하는 겁니까?” “그렇다.”
당청이 대답하자 당풍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멀리서 봤을 때 도저히 실력을 확인할 수 없더라니…….” 이때 당청이 상석의 당염을 향해 말을 이어갔다.
“하여, 우리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질서문과 우리 당족이 보물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남파무사의 제자인 조목 또한 그의 행적을 쫓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달려드는 쪽이 엽현의 비장의 무기, 혹은 그의 배후를 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만약 우리 당족이 보물을 차지하게 된다면, 질서문과 요족은 반드시 연합하여 우리를 공격하려 할 것입니다. 저들의 입장에서는 혼돈우주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목숨 걸고 막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당족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말을 마친 당청은 그대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이때 당염이 장내에 모인 무인들을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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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견이 있는 자는 지금 말하도록.” 그러자 한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당청을 향해 물었다.
“만약 그저 관망만 하다가 보물이 질서문에게 넘어가 버리면 어찌 되는 것이오?” 당청이 대답했다.
“그런 의문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습니다. 현재 질서문에서 성주를 제외하고는 엽현을 제거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 말은 즉, 족장께서 성주만 견제해 주신다면, 질서문은 엽현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그들이 무리를 하여 큰 병력을 이끌고 온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기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누님의 말은 잠시 뒤에 빠져 있다가 엽현이 패하거나 죽기 직전에 나선다는 것입니까?” 당풍의 말에 당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런 상황일수록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오래전 목남지 족장께서도 그러지 않으셨느냐? 빼앗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당족이 높은 위치에 서 있는 만큼, 한 번만 삐끗해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당청이 말을 마쳤을 때, 둘째인 당액이 웃으며 말했다.
“엽현을 먼저 쳐서도 안 되고, 질서문이 엽현을 죽이려 할 때가 돼서야 나설 수 있다면, 이건 당족이 엽현을 보호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소?” “너는 내가 엽현의 편의를 봐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후후, 그럴 리가. 누님께서 오해하셨소.” 이에 당청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나는 뼛속까지 당족인이다. 당족인이 인정을 쫓아 실리를 버리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족인!
당액은 당청을 한 번 바라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하면 다른 사람들의 눈 밖에 날 수도 있을 터였다.EOS파워볼
그런 상황은 그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때, 당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이견이 없으면 당청의 의견대로 하도록 하지!” 말을 마친 당염이 장내에서 모습을 감췄다.
“참, 진가의 일은 뭔가 수상한 점이 있으니, 내가 직접 처리하겠다.” 마지막으로 당염의 음성이 사라지자, 장내 무인들 역시 금세 뿔뿔이 흩어졌다.
당청이 막 대전 문을 나섰을 때, 그녀의 뒤에서 당액의 음성이 들려왔다.
“누님, 지난번 가족에게 버려졌던 일은 정말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것이오?” 당청이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만약 내가 충분히 가치 있는 무인이었더라면 버림받았겠느냐? 나는 나 스스로의 약함을 자책할 뿐, 당족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하하, 누님은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구려!” “둘째, 네가 족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싸울 때 누군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나의 경쟁자는 누님이 아니란 소리요?” “말 안 해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나는 그저 다시 한번 상기시켜줄 뿐이다.” 당액이 대전 앞을 지키고 있는 목남지의 동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운명을 믿소.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끝까지 싸워 볼 것이오!” 말을 마친 당액이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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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 남은 당청은 목남지의 동상 앞으로 걸어가 섰다. 동상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청은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미천 해역의 어느 작은 섬.
커다란 나무 아래 엽현이 앉아있다.
미친 듯이 신정을 흡수하고 있는 엽현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검은 치마의 여인과 조목의 실력이 두려울 정도로 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모두 매우 포악한 성격인지라, 다시 마주친다면 무슨 사달이 날지 알 수 없었다.로투스바카라
이때, 엽현 앞에 계옥탑이 나타나더니, 방방 뛰기 시작했다.
“왜 그녀를 탑 안으로 잡아 오지 않고 도망쳤냐고 묻고 있어.” 어느새 밖으로 나온 소령이 통역을 시도했다.
그러자 엽현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무지막지한 여자하고 어떻게 싸우란 말이야?” “왜 이리 자신이 없냐고 묻고 있어.” 그 말에 엽현이 계옥탑을 가리키며 소령에게 말했다.
“나 대신 좀 물어봐 줘. 그때 나와서 도와주지 않고 왜 숨어만 있었는지!” 소령이 계옥탑을 잠시 응시한 뒤 엽현을 바라보았다.
“탑이 말하길, 거짓말이 네 특기니까, 말로 잘 꼬셔서 탑으로 데려오면 될 일이래.” 그 말을 듣자 엽현은 기가 차서 쓰러질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아. 이건 뭐 세 살짜리 어린애도 아니고, 왜 저런 되지도 않는 말을 하고 있지?’ 엽현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대화를 시도하려 할 때, 근처 공간에 파문이 일더니 여인 하나가 걸어 나왔다.
검은 치마의 여인이었다.
상대를 본 순간, 엽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도대체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단 말인가!
이때, 소령이 말했다.

“탑이 여기 있다고 알려줬어.” “뭐, 뭐라고?” 엽현이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소령에게 재차 물었다.로투스홀짝
“저 탑이 내 위치를 알려준 거라고?” 소령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엽현은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제기랄, 이게 말이 돼!? 미치지 않고서야!’ 이때, 검은 치마의 여인이 엽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왔다. 그러자 원래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진 계옥탑과 소령.
“…….”
“왜, 또 도망쳐 보시지?” “원하는 게 뭐야? 내 목숨? 아니면 계옥탑?” “흥! 다 낡아빠진 탑으로 뭘 한다 그러느냐?” “그럼 도대체 나를 쫓는 이유가 뭔데?” 그러자 여인이 갑자기 양 주먹을 불끈 쥐더니 분노 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너는 탑의 주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약한 거지? 탑의 주인은 절대 이렇게 약해선 안 되는 존재인데!” 이에 엽현이 푹 내쉬었다.
“잠깐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내 나이 이제 겨우 열다섯 밖에 안 됐어.” “서른!”
여인이 차가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네 놈의 능구렁이 같은 행동을 볼 때, 너는 최소 서른은 됐을 것이다.” “장가도 안 간 총각한테 무슨 망발을… 서로 양보해서 스물쯤 됐다고 치자. 아무튼 이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이면 됐지, 도대체 얼마나 강하길 바라는 거냐?” “…너랑은 더 이상 잡담할 이유가 없다. 당장 탑을 내 눈앞에 가져다 놔라.” “탑이 볼일 있으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던걸?” 그 말을 듣자 여인이 코웃음을 쳤다.


“내가 바보인 줄 아나? 들어가면 다시 갇히게 될 게 뻔한데, 그런 멍청한 짓을 하라고?” “정말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야?” 엽현이 묻자 여인이 가당치도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엽현을 바라보았다.
“너 바보냐? 바깥세상이 얼마나 좋은데 날더러 다시 죄수나 다름없는 생활로 돌아가라는 게냐?” “그건 그렇지…….” 이때 엽현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럼 너도 탑처럼 오유계에서 온 건가?” “아니.”
“그러면 어쩌다…….” “우리가 의식이란 게 생겼을 땐, 이미 저 빌어먹을 탑 안에 갇힌 상태였다. 어느 날, 멍청한 탑은 갑자기 우리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더니, 거침없이 강자들을 잡아넣기 시작했지. 그러다 마침내 그 세 검수를 만났다.” 순간, 여인이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지 표정이 점점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이 머저리 같은 탑은 우리가 그렇게 싸우지 말라고, 못 이긴다고 말렸는데도 끝까지 고집을 부렸지. 그러다 결국 검수들에게 신나게 얻어맞아 붕괴될 위기에 처했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소멸될 뻔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등신 같아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야! 머저리 같은 놈! 쓸모없는 놈! 주제도 모르는 똥 덩어리 같은 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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